2010.5.23  오후 9시 40분 KBS 1TV /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방송연설



사람사는 세상의 꿈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 한명숙입니다.



1년 전 바로 오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떠나보냈습니다.


감당할 수 없었던 그 날의 슬픔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했던 마음이

지금 제 가슴 속에 또 다시 복받쳐 오릅니다.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던 건

그 분이 꿈을 꾸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에게도 같은 꿈을 꾸게 했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특권과 반칙이 용납되지 않는 세상,

우리 국민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는 세상



그렇게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는 게 그분의 꿈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가셨습니다.

그러나 그 꿈만은,

그분이 꿈꾸던 세상에 대한 그리움만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저 한명숙은 그 꿈을 기억하는 분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의 역주행을

지금, 바로 여기서,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여러분들의 절박함이,

저를 범야권의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국방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잠수정에 의한 어뢰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에

북한 잠수정이 우리 영해에 잠입하는 것도,

천안함을 공격하는 것도, 도주하는 것도

파악하지 못한 겁니다.



이건 이 정부의 안보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국가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우리는 이 같은 안보 위기를 겪은 적도,

북의 도발에 패전한 적도 없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정권과 한나라당은 이런 위기를 초래한 안보 무능에 대해,

그 누구도 사죄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운이 따르는구나’라며 안도했다고 합니다.

대체 대통령에게는 무슨 운이 따른 것일까요?



46명, 꽃다운 병사들의 목숨을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시킨 군 통수권자가,

그 불행한 사고 앞에 참회하기는 커녕,

‘운이 따른다’고 말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절망합니다.



철도기관사가 되고 싶었다던 장철희 일병의 꿈,

호텔지배인이 되고 싶었다던 이상민 하사의 꿈,

면사포를 씌워주지 못한 아내를 향한 박경수 상사의 꿈,

그 간절하고 소박한 꿈들이 천안함과 함께 침몰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아빠를 잃고, 남편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책임을 물어야 할 군 수뇌부에게

오히려 진상조사를 맡겼습니다.

생존 장병들은 가족 면회도 차단된 채 격리되었고

핵심자료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리고 침몰된지 55일이 지나서야

합동조사단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피습되었는지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천안함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바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실종되었습니다.

벌써 며칠째 신문과 방송은

온통 천안함 기사로 뒤덮고 있습니다.

선거는 실종되고 천안함만 남았습니다.



내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겠다고 합니다.

26일에는 미국의 힐러리 국무장관이 방문하고

그 뒤에는 천안함 관련 한중일 정상회담을 합니다.



그렇게 천안함 문제는

선거가 끝나는 6월2일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발표 시점과 특별담화 등

일련의 과정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치밀하게 기획된 일정이라고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저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개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면서

최근의 사태에 대한 제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남북 모두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발언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먼저 북은 “현 상황을 전쟁국면으로 간주 한다”는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중단하여야 합니다.



우리 정부 또한 “군사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등의 위협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행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둘째,

합동조사단의 발표는 매우 부실하며, 정부의 초기 발표와도 차이가 큽니다.

20일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나서도 아직 많은 의혹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모든 자료를 국회진상조사특위에 제출해야 하며,

 의혹해소를 위해 국정조사도 받아 들여야 합니다.

더 이상 국가기밀을 내세워 진실을 은폐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셋째, 

국가 초유의 안보 무능 사태에 대해

군 최고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엄중히 사죄하고,
 
이 참담한 안보 위기의 책임을 물어 국방부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합참의장, 해군 참모총장 등 치욕적인 패전의 책임자들을

군 형법에 따라 엄히 벌해야 합니다.



내일은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한다고 합니다.

부디 이 비극적 사건마저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아니길 바랍니다.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희생된 장병과 유가족,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것입니다.

대국민 사과담화가 아니라면 즉각 취소하십시오.



사랑하는 서울시민여러분

지금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가안위를 볼모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선거에 나선 후보이기 이전에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위험한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밤 이 방송연설이 끝나는 시간부터 저는

전쟁위협과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10일 행동’에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서울광장에서,

내일부터는 매일 밤 7시

명동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광장을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국민이 대통령이라고 하셨던 노무현 대통령,

그 분이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저 한명숙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제가 서 있어야 할 자리를 피해본 적이 없습니다.

때로 아프고, 힘겨운 적도 있었지만,

군사정권도, 이명박 정권의 정치검찰도 저 한명숙의 꿈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바보 노무현의 꿈, 서울 시민 여러분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저 한명숙이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부족한 힘은 여러분께서 채워 주십시오.



‘사람사는 세상’의 꿈

6월 2일 투표로 반드시 이루어 냅시다.



여러분과 함께 손 잡고, 6월 2일 사람특별시의 새아침을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한명숙


트랙백 주소 http://www.hanms.net/trackback/523 관련글 쓰기

  1. 2010/05/24 01:13

    힘이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한명숙후보 하이팅~힘내세요~!!

  2. 2010/05/24 02:11

    한표의 힘이 권력을 이긴다
    기억하겠습니다
    오늘 서울시청광장에서 당신과 함께여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당신과 함께할 수 있는 국민인것이 행복합니다
    한명숙후보님 감사합니다!!!!

  3. 2010/05/24 13:35

    뇌물 처먹엇으면서 ㅡㅡ

  4. 2010/05/24 14:31

    어제 밤 늦게 뵙고 왔습니다. 새벽마다 총리님의 승리를 위하여 이 땅의 정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화이팅! 힘내세요.

  5. 2010/05/24 19:57

    쫌전에 마포 아현역 앞에서 유세하시는것 뵙고 왔습니다.
    주위에서 돕는 분들께 한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유세 후 주위분들과 악수하셨는데...
    조금만 아랫 쪽으로 내려 오시면 아현시장이 있었는데...
    그곳 상인들이나 시장보러 나온 분들과
    악수 함 하셨으면 좋았을 것으로생각 됩니다.
    빡빡한 일정 인줄 알지만 그래도 그 곳까지 오셨으니...

  6. 2010/05/25 12:57

    비밀댓글 입니다

  7. 2010/05/25 15:08

    어제 명동에서 뵈었는데... 명동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음도 심하고 장사하는 분들 말도 많고... 뭔가 집중이 되지 못한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광화문이나 대한문은 어떨까요...

  8. 2010/05/25 15:09

    어제 퇴근길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질 못하더라고요 비가 오기도 했고, 명동길목 자체가 좁기때문에,
    사람들이 모이질 못하는것 같습니다.
    어떤분들은 지나가시면서 '통행을 방해하면 어떻게하냐'라며 욕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명동보단 좀더 넓은 광장쪽으로 옮기는게 어떤지요..

  9. ㄹ나 재;ㅑㅏㅜ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0/05/25 15:10

    명동에서 더이상 선거운동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동이 너무 힘들어요!
    광화문이 오히려 괜찮은것 같습니다~!!
    한명숙 후보 화이팅입니다!!

  10. 2010/05/25 15:21

    오늘은 후보님뵈러 갑니다. 그런데 명동보다는 촛불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광화문이 좀더 좋지 않을까요??^^

  11. 2010/05/25 15:24

    생명과 평화 행동 좋은 운동입니다.
    그런데 장소가 좀 . . .
    명동은 20년 전 의미고요
    광화문, 대한문, 청계광장 등이 좋을 듯 합니다.

  12. 2010/05/25 15:27

    '생명과 평화의 마당' 이젠 그 열기를 모아 시청 대한문앞으로 번져나갈 때!!!
    23일 추모제를 잇고, 촛불시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해주세요!!!

  13. 광화문이 그리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0/05/25 15:33

    촛불 성지인 광화문 광장을 버리고 왜 명동에서 하시는지 ,, 촛불의 기억과 우리의 힘이 모여야 할때인데,,

    명동에서 모인다니 아쉽네요 ,,

    명동성당도 아니고 , 명동에 현재 무슨 의미가 있나요,,,

  14. 2010/05/25 15:33

    광화문으로 갑시다~~~!!!!!

  15. 2010/05/25 15:34

    한명숙 후보님 화이팅!!
    힘~내세요.
    명동 '생명과 평화의 서울마당' 가는 길, 주변 상가 광고음악으로 소리가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근데 광화문이나 대한문에서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6. 2010/05/25 15:39

    조금씩 한명숙 승리로 나아가고 있나봅니다.
    그런데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북풍으로 지방선거 죽이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민주진보개혁진영의 승리를 위해
    시청으로 광화문으로 진격해야 합니다.
    명동은 좁고 명동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한명숙 캠프는 사람 중심이라는데 시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곳에서
    서울 시민을 만나길 기대합니다.

  17. 2010/05/25 15:48

    생명과 평화를 위한 서울마당 참 적절한 내용같습니다.
    전쟁반대!!
    그런데, 명동은 가기도 오기도 힘들고... 광화문쪽으로 갑시다!!
    그래야 우리 촛불들이 다시 한번 모일 수 있을것 같습니다

  18. 2010/05/25 15:51

    광화문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동력입니다. 핵입니다.
    광화문에서 태풍의 눈을 만들어 대한민국으로 확산시킵시다!!1

  19. 2010/05/25 15:57

    윗분들 말씀 들어보니 광화문이 좀더 좋을거 같습니다. 힘내세요 후보님~!!

  20. 2010/05/25 15:59

    대한문 퍼포먼스 멋져부려~~
    한명숙 후보님 힘내세요
    아자~ 아자~ 화이팅

  21. 2010/05/25 16:01

    이제 광화문에서 생명과 평화를 위한 시민마당을 열자~

  22. 2010/05/25 16:08

    한 후보님 서울광장 찾아주신다고 하셧죠,,,

    광화문 광장도 찾아주실거죠...

    그럼 우리 광화문에서 한번 뵈요,, 광화문에서 약속해요,,,,

    우리가 원한건 잔디까린 광장이 아니라 우리가 대화핤 있는광자이란걸 알려 주고 싶어요

  23. 2010/05/25 16:12

    북풍을 이겨낼수있는 촛불의 힘을 보여 드려야 합니다

    촛불의 시작이 어디서 되었으며 어찌 번져가는지 보여주세요

    한명숙 후보님,,, 광화문의 물결치던 촛불들을 다시불지펴 주세요,

  24. 2010/05/25 16:19

    우리 모두 촞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아 갑시다!!!

  25. 2010/05/25 17:38

    저도 명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늘 그렇듯이 사람들은 자기가 불편하면,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좋게 보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사안이라면 더 그렇지요...

    촛불은 보기는 좋지만, 자기가 일하거나 지나는 길에 있으면 불편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광장이 좋겠죠...

    보기에 이쁘고 너무 넓지 않은 곳...

    그렇지만 일반인의 접근이 용의하고 가까운곳으로...

    청계천이 그런면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청계천에 크~~~ㄴ 한표 던집니다....

  26. 2010/05/25 19:41

    야당후보 단일화로 MB정권 심판 반드시 이룩합시다.

    준비안된 한명숙 후보 이대로 나가면 위험해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지만 정말 이명박정권 심판이 목적이라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 하며 승리를 꾀해야 합니다.
    한명숙 후보님 개인 영욕 때문에 후보로 남는게 아니라면 대의를 위해서 양보해야 됩니다.
    이대로 그냥 나두면 경기도,인천 연쇄 필패 면치못해요.
    노회찬으로 뭉쳐서 다시 바람 일으켜야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27. 2010/05/25 22:01

    맞습니다.
    노회찬 후보야말로 단일화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한명숙으로 하나가 됩시다!!

  28. 2010/05/27 00:50

    TV토론 잘 보고 갑니다.
    오늘 했던 TV토론은 다음으로 링크해주세요.
    유튜브는 좀 느려서 가끔 끊기네요.
    다들 힘내시구요.

  29. 2010/05/31 17:08

    꼭 당선되세요~!

  30. 2010/05/31 18:04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으로 한마디 합니다.
    한명숙 후보자님 주위의 보좌진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 분이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저 한명숙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결코 그분의 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공약이나 선거전략에서 단지 그분을 이용만할뿐이거 같아 너무도 가슴아프고 실망스럽습니다.
    정책공약들... 사람중심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그분 흉내내기에 불과해 보입니다.
    자발적으로 mb에 대항 나갔던 촛불집회 이것 마저 선거에 이용하려 하다니요.
    도대체 그분께 배우고 느낌 점이 없었나요?
    단순히 옆에 있던 들러리에 불과합니까??

    • 2010/05/31 19:28

      촛불을 누가 들라고 해서 드는 것 아니지요 말은 똑 바로 합시다 한 후보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키는 것이지요 (촛불)
      지금 그 분의 유지를 잘 받드러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구현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시는거 안 보이나요?

  31. 2010/05/31 18:55

    저는요 한명숙 선생님의 남편 동생의 부인 박은영 선생님의 제자 정은서 이구요.
    저변에 사당역에 오셨는데 제가 못봐서 서운 해요 다음에 꼭 뵈요
    저희가족도 모두 한명숙 선생님을 뽑을거구요
    화이팅!!!!!!

  32. 2010/05/31 19:37

    하게습니다,꼭 투표하겠습니다,누구를 찍어 그 사람을 당선 시키는것도 투표의 목적이지만 지긋지긋한 사람을 더이상 보고 있을수 없어 심판하는것도 투표의 목적입니다.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꼭 4대강심판 그리고 우리 아이의 교육,그리고 삽질정부 심판해 주셔야 합니다,당신을 투표하는것은 당신이 이것을 해 줄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꼭 투표하겠습니다


2010년 3월 8일. 우리는 한명숙 피고와 함께 법정에 섰다
이 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가 불쌍한 피고가 아닌가

3월9일

이기명(칼럼리스트)
 
 

▲ 3월 8일,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한 한명숙 전 총리 ⓒ 에이런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오늘 생애 두 번째로 법정에 섰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투옥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고문을 당하고 법정에 섰던 것이 첫 번째입니다.


2010년 2월 8일 오후 2시. 
한명숙 피고의 진술을 이렇게 시작됐다. 
독재가 사라졌다는 지금 법정에 선 참담한 심정이 짙게 묻어났다. 
그는 독재 권력에 맞서 죄수복을 입었을 때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중략)

지금 제가 맞닥뜨린 시련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검찰 기소에 의해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뒤집어 쓴, 전 국무총리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부패와 비리, 제 인생에는 결코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말이,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 제게 일어난 것입니다. 이전처럼 저의 신념과 행동의 올바름을 주장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뇌물수수’라는 모두가 경멸해마지 않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서 싸워야 하는 구차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지 않아도 살아 온 과거를 보면 그의 삶을 조명할 수가 있다. 국민들이 경악을 하는 것은 한명숙이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이미 한명숙이라는 인간의 걸어 온 삶을 통해서 한명숙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중략)

저는 남의 눈을 피해 슬쩍 돈을 받아 챙기는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할 줄도 모릅니다. 또 남의 돈을 스스럼없이 용돈처럼 받아 쓰는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국가 공공시설인 총리공관에서 벌어진 오찬 자리에서, 비서관과 경호관들이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그런 자리에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방청석의 흔들림이 있었다. 흐느낌이었다. 옆에 앉은 여성이 손수건을 꺼냈고 재판 내내 그는 눈에서는 손수건이 떠나지 않았다.


그 여성뿐이 아니었다. 둘러 본 법정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슬픔과 분노가 무겁게 깔려 있었다. 


(중략)

저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삶과 양심을 돈과 바꿀 만큼 세상을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난해도 항상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한때나마 제가 가졌던 지위를 자랑하거나 허세를 부려 본 바도 없었습니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저는 국민을 향해서 “인생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단순한 언어적 수사가 아닙니다. 저의 살아온 삶 전체를 건 절규였습니다. 저에게는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화려한 경력보다는 저를 지탱해 온 삶의 진실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한명숙은 자신이 한국 최초의 여성총리로서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신명을 바쳐 헌신한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또한 여성들에게 상징적인 인물이었고 누구에게든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중략)

제가 도덕성을 잃으면 이것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를 바라보고 온 사람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저는 그 책임감과 내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 소명감을 매순간 자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또한 한국 최초의 여성총리로서 제가 일을 잘하고 깨끗해야만 후배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자라나는 우리 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한명숙은 왜 자신이 검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는지 분명하게 밝혔다. 
검찰 빨대들을 향한 대한 분노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중략)

저에 대한 수사는 조사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언론플레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익명의 가면을 쓴 누군가에 의해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심지어는 수사가 종결되기도 전에 제 혐의 내용이 샅샅이 구체적으로 때로는 내용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 언론에 유출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의 보도 속에서 저는 이미 범죄자가 되어 있었고 저의 인격과 명예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검찰조사는 진실을 밝히는 공정한 절차가 아니라 요식절차에 불과했습니다.


저질 빨대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이 그 비열한 정체를 소상하게 알고 있다. 빨대들에 의해 근거도 없이 병균처럼 번진 악성소문은 급기야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 참담한 고통을 한명숙 역시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


(중략)

검찰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가 검사의 포로가 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병약하고 공포에 내몰려 있었습니다.

“살려 주세요 검사님,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애원하는 처절한 모습을 봤습니다. 한명숙 표적수사에 얼마나 모진 고초를 당했으며 얼마나 재산과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면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진술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인간적으로는 안타깝고 동정이 갔습니다. 이러한 궁박한 상황에서 그의 약점을 잡아 받아낸 진술 하나 만을 가지고 저를 몰아붙이고 있는 검찰의 수사는 재판과정을 통하여 그 허구가 명명백백히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인생을 건다는 것은 목숨을 건다는 의미다.


누구나 목숨을 건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냥 해 보는 사람이 있다.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목숨을 수백 번 수천 번을 건다 해도 국민이 그를 믿을 것인가. 오늘의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것도 국민들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불신 때문이 아닌가. 그 불신의 주인공과 목숨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본래 거짓이니 약속은 그냥 장식품일 뿐이다.


(중략) 

저는 지금 이 순간, 살아온 모든 인생을 걸고 제가 평생을 지켜온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죄의 유무를 따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살아 온 삶 전체를 심판받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재산이라곤 지금까지 살아 온 삶 밖에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살아 온 삶이 소중합니다.

저는 신앙인으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직 진실만을, 양심의 소리만을 말하겠습니다.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하는 일은 난감하고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만,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정의와 공평의 눈으로 진실을 밝혀내실 판사님의 혜안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시간이 넘는 재판과정은 한숨과 분노와 연민과 모멸의 장이었다.


한명숙의 발언이 계속되는 동안은 한숨과 분노가 일었고 곽영욱의 이름이 언급될 때는 분노와 모멸과 연민이 엇갈렸다.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노구를 의지한 채 앉아있는 곽영욱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법률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답답하다. 곽영욱 사장이 전달한 5만 달러를 어디다 썼는지 검찰은 아직 밝히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어디다 썼는지 자료를 냈으면 하는 눈치다.


“한 전 총리가 해외체류 중 달러를 구입한 사실이 없는데 어떻게 경비를 충당했는지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낼 계획이면 미리 알려 달라”


그 때 장내가 소란스러워 졌고 웃음소리가 들렸다. 웃음의 의미를 모두가 안다.


“검찰이 입증을 못해서 수사기록에도 없는 걸 피고인에게 보여 달라는 것이냐”


변호인의 거부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검찰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꼴이 말이 아니다. 재판장도 한마디 했다. 오죽하면 재판장이 공소유지에 자신이 있으면 변호인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라고 까지 했을까. 검찰의 자질부족인지 순진한 것인지 헷갈린다.


기자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문득 '빨대'라는 추한 단어가 생각났다. 
'빨대'.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했던 빨대와 빨대를 따르던 검찰 기자들.


지금도 빨대가 그리울지 모른다. 왜냐면 받아만 쓰면 되니까.


어차피 그렇고 그렇게 평가된 검찰 기자가 아닌가. 
심한가. 그래서 평소에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보고 느낀 대로 공정하게 쓰라는 것이다. 
불러 주는 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은 4월 9일로 1심이 끝난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코미디를 구경하게 될 것인가.


문득 서글퍼진다. 
이유는 묻지 말라. 법정에 우리 모두가 피고가 된 느낌이다.


역사의 법정에 선 우리들. 
한명숙 전 총리의 얼굴 뒤에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Posted by 한명숙


트랙백 주소 http://www.hanms.net/trackback/238 관련글 쓰기

  1. 5월단체, “5·6공 대변하는 민주당 각성하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0/03/12 13:16

    5월단체, “5·6공 대변하는 민주당 각성하라”



    부상자회 11일 오후 민주 광주시당서 항의 집회

    5·18 관련 광주시장 후보자 등에 대한 자격검증을 촉구하고 있는 5월 단체가 민주당에 칼날을 직접 들이대기 시작했다.

    5·18 구속 부상자회는 11일 오후 5시 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을 갖고 “5·18 정신을 훼손한 민주당은 각성하고 5·18 광주학살정권에 충성한 부역자들을 옹호하는 김동철 국회의원은 오월영령들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은 한국 민주주의의 적자 정당이고 당헌에 ‘4·19 혁명,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의 가치를 계승하겠다’고 명시해 놓고도 충성으로 부역자들의 의석 지키기에 급급해 출당조치를 망설이고 있다”면서 “이는 반세기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온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요, 오월영령들과 민족·민주열사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전두환·노태우 잔존세력 당이냐”면서 “강운태, 이용섭, 최인기 의원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9일 김동철 위원장을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달코자 했으나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불발, 이날 2차 공심위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시당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공심위 회의 도중 면담을 요청한 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과 민주당 시당 관계자들간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에게 성명서를 전달, 차후 면담 일정을 잡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김보라 기자 bora1007@gwangnam.co.kr
    <ⓒ호남 대표 조간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출처 광남일보

    /주소 http://www.gwangnam.co.kr/news/news_view.htm?idxno=2010031117481107876

한함사 노무현 민주당 미래연 시민주권 한통속 한지